등록일 2025. 05. 25 조회수 58
[ 충청매일 ] 가정은 누구에게나 삶의 기반이자 가장 소중한 울타리다. 우리는 과연 지금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한 해 이혼 건수는 9만 1천 건, 하루 평균 약 250건에 이르며, 혼인 지속 기간도 10년 미만인 부부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혼 사유 1위는 ‘성격 차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가사·육아의 불균형, 역할의 기대 차이, 소통 부족 등 뿌리 깊게 얽혀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가사와 육아 그리고 돌봄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는 현실이 갈등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양성평등 실태조사(2021년) 결과, 가정에서 아내가 주로 가사·돌봄을 하는 경우가 68.9%에 달했고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의 돌봄 시간은 남성의 2배,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경우는 무려 3배나 길었다.
2030 여성중 20대의 73.4%, 30대의 76.8%가 사회 전반에 대해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여겼고 그중 가장 불평등하다고 느낀 영역은 ‘돌봄 책임 분담’이었다.
이런 인식은 결혼에 대한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로 남성은 ‘경제적 부양에 대한 부담’을, 여성은 ‘자녀 출산과 양육 부담’, ‘가부장적 가족문화나 가족관계’를 이유로 꼽았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가정내 불평등은 결국 가족 전체의 행복을 해칠 것이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해결안은 무엇일까? 바로 ‘성평등’이다.
성평등한 가정은 단순히 역할을 나누는 것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관계이다. 부부 사이의 신뢰를 높이고,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며,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가족 전체에 안정감을 줄 것이다.
무엇보다, 자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성평등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부모 모두가 돌봄과 가사의 주체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엄마만 요리하고 청소하는 모습, 아빠만 일을 하고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 대신,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는 부모의 모습을 본 자녀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은 장차 사회에서도 성평등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성평등한 가정은 자녀에게 단순한 교육 이상의 삶의 모델이 되어 줄 것이다.
성평등한 가정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일상적인 작은 행동과 대화에서 시작된다.
이번 5월, 가정의 달에는 ‘성평등’을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성평등한 가정은 부부를 더 가깝게 하고, 자녀를 건강하게 자라게 하며, 가족 모두의 삶에 따뜻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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